스페인 연구진, 순식간에 자성 이동시키는 '자기 웜홀' 제작 성공

영화 속 단골 소재 '웜홀' 실험실에서 만들었다

 

우주의 서로 다른 시공간을 연결하는 통로인
우주의 서로 다른 시공간을 연결하는 통로인 '웜홀'. - 위키미디어 제공

 

공상과학영화의 단골 소재인 ‘웜홀’이 실험실에서 실제로 재연됐다.

 

알바르 산체스 스페인 바르셀로나 자치대 교수팀은 사람이나 우주선과 같은 물체를 이동시킬 수는 없지만, 자기장을 순간적으로 이동시킬 수 있는 ‘자기 웜홀’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우주의 지름길이라고 불리는 웜홀은 서로 멀리 떨어진 두 장소를 연결하는 가상의 통로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인터스텔라’에서는 우주선에 탑승한 주인공이 웜홀을 통해 다른 은하로 빠르게 이동하는 장면이 등장하기도 했다.
 

웜홀의 존재는 ‘일반 상대성 이론’을 이용해 이론적으로만 예측할 뿐 자연에서 발견된 적 없으며 실험실에서조차 구현하기 어려울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연구진은 ‘투명망토 소재’로 알려진 메타물질을 이용해 실험실에서 자기 웜홀을 재연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표면이 메타물질로 이뤄진 지름 9cm의 구를 만들고 가운데에는 강한 자성을 내는 원통을 둬 통로를 설치했다. 이 장치의 한쪽 입구에 자성 물질을 놓자 반대쪽에서 자기장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성 물질은 N극과 S극의 양극을 모두 가지지만, 연구팀이 개발한 웜홀은 한 극만 있는 ‘자기 홀극’의 역할을 했다. 자기 웜홀은 자기적으로 감지되지 않기 때문에 자성 물질 입장에서는 자기장이 한쪽에서 사라졌다가 다른 쪽에서 나타난 셈이 된다.

 

산체스 교수는 “자기장을 조절할 순 있어도 중력을 조절할 수는 없기 때문에 자기 웜홀이 우주의 웜홀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자기공명영상장치(MRI)와 같이 자기장을 사용하는 의료기기의 해상도를 높이거나 투명망토, 투명음향장치 등의 개발하는 데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8월 20일자에 실렸다.

 

연구진이 개발한 자기 웜홀의 3차원 이미지. 오른쪽에서 들어온 자기력선(붉은 색)이 자기 웜홀을 통과해 왼쪽 출구로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왼쪽 사진). 웜홀은 자기적으로 감지되지 않기 때문에 자성체 입장에서는 자기장이 나타났다가 다른 곳에서 나타난 것처럼 생각된다(왼쪽 사진). - 스페인 바르셀로나 자치대 제공
연구진이 개발한 자기 웜홀의 3차원 이미지. 오른쪽에서 들어온 자기력선(붉은 색)이 자기 웜홀을 통과해 왼쪽 출구로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왼쪽 사진). 웜홀은 자기적으로 감지되지 않기 때문에 자성체 입장에서는 자기장이 나타났다가 다른 곳에서 나타난 것처럼 생각된다(왼쪽 사진). - 스페인 바르셀로나 자치대 제공

 

권예슬 기자 yskwon@donga.com

출처 : 동아사이언스 http://www.dongascience.com/news/view/8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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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eoulfr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