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자의 문화산책] 영화 ‘칠드런 오브 맨’ 9월 22일 극장개봉

인류가 아기를 낳지 못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인류는 임신 능력을 상실했다. 아기가 태어나지 않자 희망도 사라졌다. 미래가 없는 인류는 서로 죽고 죽이는 지옥 속에서 하루하루 살아간다.

 

2006년 영국에서 개봉한 SF영화 ‘칠드런 오브 맨(Children of men)’은 세기말적인 우울한 세상을 묘사한다. 영화 속에서 인류가 불임이 된 이유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유전자 돌연변이, 방사선 피해 등 몇 가지 가능성이 언급될 뿐이다.

 

영화 ‘그래비티’로 유명한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명작 ‘칠드런 오브 맨’이 제작된 지 10년만인 9월 22일 국내에서도 극장에 걸렸다. 영국 작가 필리스 도로시 제임스가 1992년 발표한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인류의 멸종’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기회를 준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2027년은 20여 년 가까이 신생아의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고 인류 멸종이 코앞에 다가온 가운데, 기적적으로 한 여성이 아기를 가지면서 시작된다. 영화는 아기가 지옥 같은 세상의 희망이 될 수 있을지 질문을 던진다. 

 

실제로 인류의 가장 가까운 친척이었던 ‘네안데르탈인’도 영화처럼 아이를 낳지 못해 멸종했을 거라는 가설이 있다. 페르난도 멘데즈 미국 스탠퍼드대 유전학과 연구원팀이 ‘미국인간유전학저널’ 4월 7일자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네안데르탈인의 Y염색체에는 현생인류와 다른 네 가지 유전자가 있었다. 그중 하나는 현생인류 여성에서 강한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유전자다. 이 때문에 네안데르탈인 남성과 현생인류 여성 사이에서 남자아이를 가지면 자연유산이 됐다.

 

당시 네안데르탈인은 무리의 수가 계속 줄어드는 상황이었고, 현생인류와 짝을 지어서라도 멸종을 막아야했는데 유전자 차이 때문에 아들을 낳을 수가 없게 된 것이다. 희망이 사라진 네안데르탈인 사회 구성원들도 영화 ‘칠드런 오브 맨’처럼 서로에게 잔혹했을까.     

 

 ‘인류의 멸종’은 영화나 소설 등 작품 속에서 의외로 자주 등장한다. 대부분은 인간과 환경의 공존이 필요하다는 교훈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펼쳐내는 디스토피아를 보며 인류 멸종 이후의 세계를 상상해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다.

 

 

변지민 기자 here@donga.com

출처 : 동아사이언스 http://www.dongascience.com/news/view/138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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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eoulfr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