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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소식

미네랄수, 실리카수, 수소수… ‘건강한 물” 과연 따로 있나

seoulfric 2016. 10. 26. 10:45

미래부, 3단계 과제 통한 ‘좋은 물’ 효능 규명 225억 투자

미네랄수, 실리카수, 수소수… ‘건강한 물” 과연 따로 있나

동아사이언스 | 입력 2016년 10월 20일 17:08 | 최종편집 2016년 10월 21일 07:00

 

pixabay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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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건강한 물’이 인기를 끌고 있다. ‘마시면 건강에 좋다’는 물이 참살이(웰빙) 열풍을 타고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과학적으로 ‘건강한 물’에 대한 명백한 기준은 확립돼 있지 않다. 그동안 미네랄수, 실리카수, 수소수 등 다양한 기능성 생수가 ‘몸에 좋은 물’이란 수식어를 달고 팔려 나갔지만 효과가 명백하게 검증된 경우는 드물다. 건강한 물은 과연 따로 있는 것일까.

 

●‘좋은 물’ 효과 놓고 갑론을박


건강에 좋은 물의 대표적인 사례는 ‘미네랄수’다. 물에는 철, 마그네슘 등 다양한 미네랄이 녹아 있기 때문에 미네랄이 풍부한 물이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미네랄수가 건강에 효과가 있다는 동물실험 결과는 있다. 정규식 경북대 수의과학대 교수팀이 쥐를 이용해 실험한 결과를 2014년 3월 ‘분자세포생화학 학술지’를 통해 밝혔다. 정 교수팀은 실험용 쥐에게 46주 동안 칼슘 등이 포함된 미네랄수를 먹였다. 이후 엑스레이 촬영으로 뼈의 퇴화를 관찰한 결과 노화 방지에 실제 효과가 있는 걸로 나타났다.

  
이규재 물학회 회장(연세대 원주의과대 교수)은 “물 그 자체보다 사실 물 속에 어떤 미네랄이 얼마나 포함됐느냐가 중요한 것”이라며 “망간, 요오드, 바나듐과 같이 몸에서 극미량만 필요한 미네랄은 생수를 마시는 것만으로 권장량을 섭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몇 해 전부터 각광받는 ‘실리카수’도 비슷하다. 실리카는 이산화규소라고도 불리며, 알루미늄의 체내 배출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알루미늄 과다 축적으로 생긴 알츠하이머 등에 실리카수가 효과적이란 주장이 있다. 하지만 반대의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어바인 캘리포니아대(UC어바인) 의대 스테펀 본디 교수는 올 1월 신경독성학회지에 “체내 알루미늄 농도가 과다하게 낮으면 질병에 걸릴 확률이 도리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최근 들어 인기를 끄는 ‘수소수’도 마찬가지다. 수소수는 일반 생수에 수소 기체나 활성 수소를 넣은 것이다. 1997년 사라하타 사네다카 일본 규슈대 교수팀이 “수소가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는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고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호상 공주대 환경교육대 교수는 “수소수가 강산성인 위액 속에서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과학적인 분석 통해 좋은 물 원리 밝힌다


한국수자원공사의 수돗물 공급 원칙은 1960, 70년대엔 ‘풍부한 물’이었지만 1980, 90년대 ‘안전한 물’을 거쳐 2000년대에는 ‘맛있는 물’로 바뀌었다. 2010년대에 들어선 이후 ‘건강한 물’을 최대 기치로 내걸고 있다. 좋은 물을 마시고 싶다는 사회적 요구를 반영한 셈이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도 ‘건강한 물’에 대해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할 계획이다. 좋은 물에 대한 과학적 근가가 약하다면 이를 연구를 통해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017년부터 좋은 물에 대한 구체적이고 과학적인 근거를 밝히겠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크게 3가지 주제로 나누어 진행된다. 우선 좋은 물은 어떤 물인지 기준을 만드는 ‘좋은 물 기초연구’를 선행할 예정이다. 물의 분자구조가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어떤 미네랄이 어느 정도 농도에서 효능을 보이는지 등을 검증할 계획이다. 핵자기공명(NMR), 이온가속기, 동물실험 등 다양한 연구 방법을 동원한다.

 

미래부는 한국의 좋은 물이 어느 지역에서 나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지역별 수질 조사도 나선다. 한국의 다양한 수원에서 미네랄, 기능성 성분을 조사해 한국의 ‘좋은 물 지도’를 그리는 작업이다. 이런 연구를 바탕으로 한국의 물 브랜드도 만들 계획이다. 이 연구에는 2022년까지 225억 원이 투입된다.

 

고경석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환경연구본부장은 “이번 사업이 과학기술을 통해 우리나라 고유 자산의 숨어 있는 가치를 찾아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수빈 기자 sbshin@donga.com

출처 : 동아사이언스 http://www.dongascience.com/news/view/14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