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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소식

검지가 약지보다 짧으면 운동신경이 좋다, 진짜?

seoulfric 2016. 10. 18. 09:43

손가락 길이로 성격 및 건강 상태 알 수 있다?!

검지가 약지보다 짧으면 운동신경이 좋다, 진짜?

 

한때 손가락 길이로 알아보는 성격 테스트가 유행처럼 번진 적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를 그저 재미로만 치부해 버리고 말았을 텐데요. 신빙성이 있는 것이었나 봅니다.

 

GIB 제공
GIB 제공

최근 노르웨이의 기능성 MRI와 관련한 국가 기관(트론하임에 위치)의 한 연구진은 ‘손가락 길이로 성격 및 건강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손가락 중에서도 특히 검지와 약지의 길이를 통해 그 사실을 알 수 있다고 하는데요. 다음에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사람의 손가락 길이는 어떻게 결정되는 걸까요? 연구진은 이는 단순히 유전적인 요인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엄마의 자궁 속에 있을 때,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에 얼마나 노출되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말했습니다. 바로 테스토스테론에 많이 노출되면 검지가 약지보다 짧다고 하는데요. 그렇다면 결국 손가락 길이에 영향을 미치는 테스토스테론과 관련된 성격 및 건강 상태의 진단이 가능해진다는 말이 됩니다. 


이에 연구진이 미국과 영국에 거주하는 600명의 남녀를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테스토스테론에 많이 노출되었을 경우, 즉 검지의 길이가 약지보다 짧은 경우, 운동신경 및 길이나 방향을 찾는 것과 같은 공간지각능력이 뛰어난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는 여성보다는 남성에게서 많이 나타나고, 특히 대부분의 운동선수들이 검지의 길이가 약지보다 더 짧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반대로 테스토스테론에 적게 노출되었을 경우, 즉 검지의 길이가 약지보다 긴 경우, 운동신경은 다소 떨어지지만 단어목록을 외우는 것과 같은 언어적 기억력은 뛰어난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GIB 제공
GIB 제공

 

 

한편 이도 저도 아닌 경우, 즉 검지와 약지의 길이가 같은 경우에는 무언가에 대한 성실도가 높은 것을 볼 수 있었는데요. 이는 검지가 약지보다 짧은 사람들이 속이는 행위를 할 가능성이 높은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라고 합니다. 


또한 테스토스테론의 영향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이 호르몬은 여러 질병과도 관련이 있는데요. 테스토스테론에 많이 노출되면, 남성에게서 자주 볼 수 있는 ADHD, 투렛증후군(일명 틱장애) 및 자폐증의 위험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반면 테스토스테론에 적게 노출되면, 여성에게서 자주 볼 수 있는 우울증의 위험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연관성과 관련된 연구는 꾸준히 지속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입장입니다.


필자는 재미로 했던 손가락 길이로 알아보는 성격 테스트가 과학적으로도 근거 있다는 사실이 꽤나 흥미로웠는데요. 다음에는 또 어떤 ‘썰’이 연구를 통해 실제가 될지 자못 궁금해집니다.

 

 

※필자소개

민혜영. YBM시사에서 각종 영어 학습 월간지 및 내셔널 지오그래픽 단행본의 에디터를 거쳐 현재는 프리랜서 외신 번역 및 에디터로 활동하고 있다.

민혜영 칼럼니스트 mhy777@hanmail.net

출처 : 동아사이언스 http://www.dongascience.com/news/view/14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