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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소식

서울대 약대 오동찬 교수, 美 "국제 젊은 과학자" 첫 선정

seoulfric 2012. 1. 27. 14:25

하워드 휴스 의학연구소서 5년간 8억여원 지원금 받아
미생물 이용 항생물질 개발, 해양학 전공이 연구에 도움

지난해 8월 서울대 약대 실험실에서 오동찬 교수가  생리활성물질을 만들어내는 박테리아 분리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25일 서울대 약대 연구실. 흰 가운을 입은 오동찬(39) 교수가 플라스크를 가리키며 기자에게 “아름답죠?”라고 물었다. 현미경으로 본 플라스크 안에는 작은 미생물이 꼼지락거리고 있었다. 그는 “지난해 11월 전남 신안에 있는 염전에 가서 구한 미생물”이라며 “밤잠을 안 자고 연구해도 즐겁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올해 미국 하워드 휴스 의학연구소(HHMI)의 ‘국제 젊은 과학자’로 선정됐다. HHMI의 국제 젊은 과학자는 노벨상 급 연구자들도 영예롭게 여기는 자리다. 전 세계에서 760명이 지원해 28명이 뽑혔는데, 그가 포함된 것이다. 5년간 71만5000달러의 지원을 받게 된다.

 HHMI는 항공재벌이자 영화제작자였던 하워드 휴스(Howard Hughes·1905~76)가 1953년 과학 발전을 위해 설립한 비영리 연구기관이다. 지금까지 13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강박장애를 가진 어머니의 영향으로 평생 세균과 질병에 대한 두려움 속에 살았던 그는 수백만 달러를 들여 이 연구소를 세웠다. 그의 일생을 그린 영화 ‘에비에이터’에도 휴스의 아역을 맡은 소년이 “quarantine(멸균)”이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오 교수는 약학과는 무관한 해양학으로 서울대에서 학사와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6년 캘리포니아 주립대 스크립스 해양과학연구소에서 약의 원료 물질을 만드는 해양 박테리아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하버드 메디컬 스쿨에서 연구원으로 일한 뒤 2009년 서울대 약대 교수로 부임했다.

   그는 “해양학을 전공한 것이 약학 분야에서 새로운 시각을 가지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남들이 연구하지 않는 해저 미생물이나 염전 연구를 통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사람 운도 있었다. 스크립스 연구소에서는 해양미생물 분야의 대가인 윌리엄 페니컬 교수의 지도를 받았고 하버드 의대에서는 곤충 미생물 연구의 일인자인 존 클라비 교수와 함께 연구를 했다. 그는 “최고의 교수진과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며 밤샘 연구를 하는 일도 많았다”고 말했다.

 요즘 오 교수의 연구 대상은 곤충과 공생하는 미생물이다. 그는 “항진균(곰팡이) 같은 항(抗)박테리아 연구로 장기이식의 거부반응을 막는 항생제 물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페니실린 등 기존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 상황에서 새로운 물질을 찾는 것이 학계의 과제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그는 “HHMI처럼 과학자의 가능성을 보고 연구를 지원해줘야 상상력과 창의성이 발휘될 수 있다”고 말했다.

http://joongang.joinsmsn.com/article/aid/2012/01/26/6849228.html?cloc=olink|article|defaul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