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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소식

장애인 과학자 키우는 ‘한국의 호킹’

seoulfric 2011. 5. 3. 09:32

[중앙일보 강신후]

'한국의 스티븐 호킹'으로 불리는 서울대 이상묵(49·지구환경과학·사진) 교수가 장애인 과학자 양성에 나섰다.

 28일 서울대에 따르면 이 교수는 이번 학기부터 자연과학대학 내에 '계산과학 연합전공' 과정을 신설했다. 자유롭게 실험과 관측을 하기 어려운 장애인들에게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미래를 예측하는 계산과학 분야가 적합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계산과학은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실험이 어려운 자연현상을 계측하는 학문이다. 공학·금융·경제는 물론 문화재의 디지털 복원, 영화의 특수효과 등 문화분야에도 적용된다.

 계산과학 연합전공은 2학년을 마친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으며, 인문사회·예체능 계열 학생들에게도 문호가 개방된다. 올해 첫 학기엔 6명이 이 전공을 선택했고, 이 가운데 1명은 장애 학생이다.

 이 교수는 “장애학생을 염두에 두고 만든 과정이긴 하지만 오로지 그들을 위한 과정은 아니다”며 “컴퓨터나 수학을 막연히 어려워하는 문과 학생들이 많이 참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를 위한 건축 개념인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에 비교했다.

 “지하철역에 장애인을 위한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면 장애인이 한 번 이용할 때 비장애인은 1000번 정도 이용하게 되죠. 장애학생들을 위해 만든 학습자료가 장애가 없는 학생들에게도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봅니다.”

 이 교수는 지난해부터 서울대 산학협력단의 '장애인 산업기술 전문인력양성(Quality of Life Technology·QoLT)'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지식경제부의 지원을 받고 있다. 이 교수는 “장애인을 위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개발사업도 중요하지만 휴먼웨어(인재양성) 사업이 더 절실하다”며 “이공계에서 장애인 롤모델을 만들어 장애학생들의 이공계 진출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국내 장애인 대학생 가운데 70% 이상이 인문사회 분야를 전공하고 있다.

 서울대는 지난달 연구부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장애인복지위원회를 구성해 장애인과학자 육성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자유전공학부의 문·이과 융합학문 분야에 5명의 장애 학생 정원을 할당했고, 융합기술대학원에는 '재활기술과학' 전공을 신설할 계획이다.

또 오는 7월 24일에는 영재고·과학고 학생과 장애학생이 함께 참여하는 3일간의 캠프를 열어 장애 학생들의 이공계 진출에 대한 동기를 부여한다. 이 교수는 “서울대의 '장애인 이공계 롤모델' 만들기 사업이 큰 성공을 거둬 다른 대학들로 확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신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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