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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소식

한국 '온누리호', 한반도 크기의 바닷 속 보물섬 찾는다

seoulfric 2012. 2. 14. 14:33


온누리호 4개월만에 오늘 귀환

수심 3000m 해령 지각 틈새에 금·은·구리 등 유용 금속 많아… 남태평양 열수광상도 확보, 지각 움직임 느린 인도양에 더 많은 광물 있을 것으로 추정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해적과 싸우면서 보물섬을 찾는 모험을 꿈꾼다. 이제 그 꿈을 목전에 둔 과학자들이 있다. 한국해양연구원의 해양조사선 온누리호는 소말리아 해적이 출몰하는 인도양에서 4개월간 심해 광물 탐사를 마치고 14일 거제도 장목항으로 돌아온다. 이번 탐사 결과 유용 광물이 최종 확인되면 국제기구로부터 채굴권을 얻어 본격적인 탐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반도 면적의 해저 광산 확보 가능

온누리호는 그동안 인도양 몰디브 아래 인도양 중앙 해령 해역에서 수심 3000m 심해의 광물 자원을 탐색했다. 해령(海嶺)은 큰 바다 아래 지각판이 부딪히면서 만들어진 해저 산맥으로, 지구 깊은 곳에서 용암이 분출되는 활화산 지형이다.

해령 좌우 지각은 판들의 충돌로 인해 교통사고를 당한 자동차 보닛처럼 울퉁불퉁해진다. 이 사이로 차가운 바닷물이 스며들었다가 용암 부근에서 섭씨 1200도 이상 가열되면서 주변의 금·은·구리·아연 등의 유용광물을 녹인다. 뜨거운 수증기는 다시 굴뚝 모양의 열수(熱水) 분출구를 통해 밖으로 나오면서 온도가 급격히 떨어진다. 이때 열수에 녹아있던 광물이 침전돼 주변에 쌓인 것이 바로 열수광상(熱水鑛床)이다.

온누리호의 탐사면적은 폭 10㎞, 길이 7000㎞에 이른다. 온누리호는 일단 열수분출구로 인해 바닷물이 흐려진 곳을 찾고, 이후 그물을 내려 바다 밑을 훑으며 광물을 끌어올렸다. 동시에 파이프를 해저로 내리박고, 그 안에 쌓인 퇴적물을 분석해 열수광상의 흔적을 찾았다.

이민수 해양연구원 연구선운용사업단장은 "이번 탐사 결과를 분석해 열수광상을 확인하면 국제해저기구(ISA)에 정식으로 탐사권을 신청할 수 있다"며 "한반도 면적만한 열수광상을 확보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춘 것"이라고 말했다.

해저 광물 채굴은 인도양이 적합

우리나라는 이미 남태평양 통가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열수광상 개발권을 갖고 있다. 지난해에는 남태평양 피지공화국에서 여의도 350배 크기의 열수광상을 단독 조사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인도양의 열수광상은 남태평양보다 훨씬 가치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핵심은 지각의 이동 속도다. 인도양의 해양지각은 이동속도가 1년에 4~8㎝ 정도로 태평양(12~14㎝)보다 느리다. 덕분에 유용광물이 이동하지 않고 같은 장소에 계속 쌓인다. 지난해 국토해양부는 피지의 열수광구에서 20년간 연간 30만t을 개발해 약 65억달러의 수입대체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인도양에서 열수광상을 확보하면 그보다 더 큰 이득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

열수분출구는 해양판의 이동에 따라 변한다. 지금 활동하는 열수분출구를 찾아 해양판의 이동 속도와 방향을 계산하면 수백년 전에 쌓인 뒤 이동한 대규모 열수광상을 찾을 수 있다. '바다 속 보물섬'이 바로 그곳이다.

연구선에 무장 경호요원 첫 탑승

이번에 돌아온 온누리호는 과거와 달리 해적질에 철저히 대비했다. 연구선으로는 처음으로 민간경호업체의 무장 경호요원 5명이 탑승했다. 또 창문마다 총탄이나 로켓탄을 막는 철판이 덧대졌다. 소말리아 해적이 대형 선박을 모선으로 삼아 활동 범위를 넓히면서 과거 문제가 없던 탐사 해역도 해적의 영향권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온누리호 탑승원들은 출항 전 1달 동안 국토부와 국가정보원으로부터 해적 대비 훈련도 받았다. 인도양에선 아덴만에 있는 청해부대로부터 실시간으로 해적 활동 상황을 통보받았다. 이 단장은 "온누리호에 고속으로 달려오는 괴선박 때문에 모두 대피하고 무장 요원들이 대응에 나선 일도 있었지만, 다행히 어선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 열수광상(熱水鑛床)

해저 지각의 틈새로 스며들었다가 다시 분출되는 뜨거운 바닷물에서 분리된 광물의 집합체. 금·구리·아연 등의 유용 금속들이 많아 각국이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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