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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소식

원자핵 모양도 가지가지, 불룩한 서양배 모양 관측

seoulfric 2013. 5. 27. 11:37

nucleus.jpg » 그림 위는 최근에 일본-미국 연구팀이 게르마늄 동위원소 핵에서 관찰한 럭비공 모양의 원자핵 모양('피지컬 리뷰 시(C)' 게재), 아래는 이번에 '네이처'에 보고된 비대칭 서양배 모양의 라듐, 라돈 동위원소 핵의 모양. 출처/ Nature, http://physics.aps.org/synopsis-for/10.1103/PhysRevC.87.041304

자의 중심인 원자핵은 모양도 가지가지다. 흔히 교과서에 등장하는 원자핵은 구형이나 타원형이지만, 실제 원자의 세계에선 때때로 기묘한 모양도 연출된다. 원자핵의 다양한 모양은 오래 전부터 알려져 있었으나, 최근 핵의 모양을 추적하는 세밀한 관측 연구가 진행되면서 다양한 모양이 좀 더 자세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영국 리버풀대학 피터 버틀러(Peter Butler) 교수 등 국제연구팀은 라듐과 라돈 동위원소의 핵이 한쪽이 불룩한 비대칭의 서양배 모양(그림)을 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는 연구 결과를 과학저널 <네이처>에 표지 논문으로 발표했다. 연구팀은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소형 가속기 장치에서 방사성의 라돈 동위원소(라돈-220)와 라듐 동위원소(라듐-224)의 핵을 가속하다가 니켈 등 다른 핵들과 부딛히게 했다. 서로 밀치는 힘 때문에 실제 충돌하지는 않은 채 비켜가면서 라돈과 라듐 동위원소 핵은 들뜬 에너지 상태가 됐다가 감마선을 방출하며 이전 에너지 상태로 돌아갔다. 이때 감마선의 패턴을 분석하면 감마선을 방출한 핵의 모양을 추적할 수 있다.


이 연구에 참여하지는 않은 김영덕 세종대 교수(물리학)는 “방출된 감마선을 정밀 측정하면 핵이 어떻게 회전하는지, 모양은 어떤지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며 “핵 모양으로는 구형과 타원형 외에 럭비공, 호박, 도너츠, 서양배 모양처럼 다양한 것들이 제시되고 일부는 관측됐는데, 이번에 관측된 서양배 모양 핵은 비대칭이라는 점에서 더 중요하게 받아들여진다”고 말했다.


원자핵 모양은 왜 중요할까? 김 교수는 “우주 만물의 기본 힘 가운데 하나로 중성자·양성자가 서로 붙들어 핵을 이루는 힘인 강한 상호작용(핵력)은 아직 이론적으로 정확하게 기술되지 못하고 있다”며 “핵력의 성질을 더 정교하게 이해하는 데 핵 모양 연구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지금 우주의 물질과 반물질 분포를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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