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4년 발사하는 LISA의 기술 검증 단초 될 듯
우주 중력파 검출을 위한 첫 단추, LISA 패스파인더 발사

우주에서 중력파를 검출하기 위한 첫 단추가 꿰어졌다.
유럽우주국(ESA)은 우주에서 중력파를 검출하는 기술을 검증하기 위한 탐사선 ‘리사 패스파인더(LISA Pathfinder)’를 3일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애초 아인슈타인이 일반상대성이론을 발표한 지 100주년이 되는 2일을 기념해 발사될 예정이었던 리사 패스파인더는 기술적인 문제로 하루 늦춰진 3일 오후 1시 4분(한국시간) 남미대륙 코오루에 위치한 기아나 우주센터에서 베가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리사 패스파인더는 2주간 점점 더 높은 궤도로 올라가 지구를 공전하다가, 150만㎞ 떨어진 지구와 태양 사이의 랑그랑주 포인트(L1)로 이동할 계획이다. 이 곳은 지구와 태양 사이의 중력이 평형을 이루는 곳으로, 어느 쪽에도 끌려가지 않는 만큼 텅 빈 우주 공간에서 조용히 머무를 수 있는 장소다. 리사 패스파인더에는 자세와 위치를 정교하게 교정할 수 있도록 하는 미세 추진기가 처음으로 장착됐다.

유럽우주국이 리사 패스파인더를 발사한 이유는 중력파 검출을 위해 2034년 발사 예정인 ‘레이저 간섭계 우주 안테나(eLISA)’ 건조에 필요한 기술을 검증하기 위해서다.
아인슈타인이 존재를 예측한 중력파는 우주 전체에 퍼지는 ‘물결’로 비유할 수 있다. 이 물결이 지나가면 공간간 거리가 아주 미세하게 바뀌는 데, 이 차이는 이론적으로 레이저 간섭계의 레이저 간섭무늬가 변하는 것을 이용해 감지할 수 있다.
문제는 중력파로 인해 바뀌는 공간의 거리가 0.01㎚(나노미터, 10억 분의 1m)로 너무나 미세하다는 것이다. 이 거리는 원자핵 지름의 1000분의 1에 불과한 짧은 거리다. 이렇게 작은 거리의 변화를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해선 레이저 간섭계에서 레이저가 이동하는 거리가 최대한 길어야 한다. 지상에 건설된 레이저 간섭계 중력파 관측소(LIGO)가 4㎞에 이르는 광로(光路)를 이용해 중력파 검출을 시도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LISA는 지상의 거리적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우주에 배치되는 초장거리 레이저 간섭계다. 우주 공간에서 약 100만㎞에 이르는 광로를 확보해 중력파를 검출할 예정이다. 3일 발사된 리사 패스파인더에는 38㎝ 거리의 레이저 간섭계가 탑재됐다. 광로가 짧은 만큼 직접 중력파를 검출하기는 어렵지만 우주에서 레이저 간섭계를 운용하며 기술검증 및 향후 보완점을 찾겠다는 계획이다.
조한-디트리치 워너 ESA 사무총장은 “리사 패스파인더와 함께 우리는 아인슈타인이 예측한 중력파를 증명하기 위한 다음 발걸음을 옮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 밝혔다.
최기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달탐사연구단장은 “중력파를 검출 수 있게 되면 가시광선, 마이크로파, 감마선 등에 이어 우주를 관찰할 수 있는 ‘새로운 감각’을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라며 “항성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은 물론 빅뱅 당시 어떤 일이 있었는지도 알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우상 기자 idol@donga.com
출처 : 동아사이언스 http://www.dongascience.com/news/view/89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