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주 ‘사이언스’ 표지는 프리즘 만화경 속을 들여다보는 듯 형형색색의 대칭 패턴이 장식했다.
이 화려한 그래픽의 정체는 단백질 나노구조체다. 2가지 종류의 단위 단백질 60개씩 총 120개가 이십면체를 이루고 있다. 바이러스 유전물질을 캡슐처럼 감싸 전달하는 ‘캡시드 단백질’을 모방해 만들었다.
미국 워싱턴대 생화학과 데이비드 베이커 교수팀과 네일 킹 교수팀은 2가지의 서로 다른 단백질의 자기조립을 활용해 컴퓨터로 설계하고, 이십면체 모양의 단백질 나노구조체 10종을 정확하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사이언스’ 22일자에 발표했다. 지난 달 한 가지의 단위 단백질 60개로 이십면체 구조를 만든 데 이어 두 번째로 얻은 성과다.
연구진은 컴퓨터 모델로 단백질 구조체를 설계하고, 실제로 만들 수 있는지 검증 실험을 진행했다. 구조체를 이루는 단위 단백질을 만드는 합성 유전자를 박테리아에 삽입했다. 이 결과 박테리아에서 합성된 단백질을 추출해 이들 단백질의 효소 작용, 접기 등 자기조립을 이용해 이십면체 구조를 만들어냈다.
베이커 교수는 “매우 복잡한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컴퓨터로 설계한 구조가 실제 만들어진 단백질의 구조와 매우 유사하다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이들이 만든 단백질 구조체의 크기는 지름이 24~40㎚(나노미터·1㎚는 10억 분의 1m) 수준이다. 약물이나 유전물질 등을 넣기 충분한 크기다.
킹 교수는 “우리가 이번에 만든 단백질 구조체는 컴퓨터로 설계해 만든 단백질 구조체 중 크기가 가장 크다”며 “사용 목적에 맞게 설계가 가능한 만큼, 목표 지점에 정확하게 약물을 전달해 주는 약물전달물질 개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송경은 기자 kyungeun@donga.com
출처 : 동아사이언스 http://www.dongascience.com/news/view/13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