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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소식

中 ‘우주굴기’ 큰 걸음 뗐다

seoulfric 2011. 10. 4. 09:33



소형 우주실험실 톈궁1호 발사 성공

[동아일보]

중국이 우주정거장 건립을 위한 첫 걸음을 뗐다. 베이징우주통제센터는 29일 오후 9시 39분(현지 시간) 우주정거장을 만들기 위한 소형 우주실험실인 ‘톈궁(天宮) 1호’ 발사에 성공했음을 공식 선언했다. 중국이 ‘우주 굴기(굴起·떨쳐 일어남)’를 세계에 선포한 순간이었다.

○ 2020년까지 우주강국 진입 의지

“싼(三), 얼(二), 이(一).” 톈궁 1호를 탑재한 창정(長征) 2호F 로켓은 이날 통제센터의 중국 보통화(표준어)에 맞춰 오후 9시 16분 간쑤(甘肅) 성 주취안(酒泉) 우주센터의 발사대를 박차고 치솟아 올랐다.

발사 158초 만에 맨 밑 하단부가 분리됐고, 220초 만에 2단계 로켓이 떨어져 나갔다. 발사 23분 만인 9시 39분 통제센터는 톈궁 1호가 정상궤도인 태평양 상공 약 200km 지점에 진입했음을 알렸다. 통제센터에서 영상을 통해 발사 과정을 지켜보던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후 주석을 포함해 중국 최고지도부인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9명 전원은 베이징의 통제센터와 주취안 우주센터에서 직접 발사 광경을 참관했다.

이번 톈궁 1호 발사는 중국 관영 CCTV가 동체에 카메라를 달아 대기권 진입 직전까지도 선명한 영상을 지상에 송출했다. 10월 1일 건국기념일을 맞는 13억 중국 국민은 화려한 ‘우주 쇼’를 보며 자국의 국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유인우주개발 두 번째 단계 마무리

톈궁 1호는 그 자체로는 우주정거장이 아니다. 길이 10.4m의 작은 우주실험실이다. 서유기에서 손오공이 소란을 피운 ‘천상의 궁궐’에서 이름을 따왔지만 크기로 봐선 다락방 수준이다.

그럼에도 이번 발사가 큰 의미를 갖는 건 중국의 3단계 유인우주개발 계획에서 두 번째 단계를 마무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1992년 확정된 유인우주개발 계획의 1단계는 유인우주선 발사로 2003년 선저우 5호를 쏘아 올리며 완성했다.  

▼ 발사 23분만에 “궤도 진입”… 13억 중국인 꿈도 활짝 ▼

2단계는 선체 밖 우주 유영과 실험용 우주정거장 발사 및 도킹 테스트, 3단계는 우주정거장 건설이다.

중국은 톈궁 1호가 안정화되면 11월 1일 도킹을 시도할 우주선 선저우(神舟) 8호를 쏘아 올릴 계획이다. 도킹 실험은 350km 상공에서 총알보다 10배 빠른 초속 8km 속도로 움직이는 톈궁 1호에 선저우 8호의 접합부를 끼워 넣는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

이 실험이 성공하면 2년간 선저우 9호와 10호를 잇달아 쏘아 올려 우주정거장 운영 경험을 쌓을 예정이다. 특히 선저우 10호에는 여성을 포함한 우주인 3명가량을 태워 톈궁 1호에 입주시킬 계획이다. 이들은 열흘가량 머물며 각종 실험을 진행한 뒤 지구로 귀환한다.

일정대로 진행되면 중국은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정식 모듈(조립용 부품)을 발사해 무게 60t의 독자적인 중형 우주정거장 조립 작업에 착수한다. 완성 시기는 2020년으로 예정돼 있다.

현재 우주정거장은 미국과 러시아가 공동 운영하고 있다. 2020년경이면 기존 우주정거장이 수명을 다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중국은 미국 러시아에 이어 3번째로 우주정거장을 보유하게 됨과 동시에 유일한 우주정거장 운영국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美-러 주도 우주개발에 中 가세

톈궁 1호의 발사 성공은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이 1958년 “미국과 소련이 한다면 우리도 한다”며 우주 개발을 선언한 지 53년 만이다. 특히 올해는 소련의 유리 가가린이 첫 유인우주비행을 한 지 50년이 되는 해인 데다 공교롭게도 미국이 재정난을 이유로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을 접은 시기이기도 하다.

중국은 이미 작년 말 현재 67개의 군용 및 민간용 인공위성을 가동하고 있다. 미국(441개), 러시아(99개)에 이어 3번째로 많다. 중국이 우주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는 산업적 목적과 함께 국가안보 차원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우주개발계획은 인민해방군 주도 아래 이뤄지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의 일부 전문가들은 톈궁 1호에 적용된 기술이 탄도미사일 등에 이용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http://news.donga.com/3/all/20110930/407225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