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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소식

장내 미생물이 숙주동물 성장 도와 ‘공생’

seoulfric 2011. 11. 7. 11:09

이원재 서울대 교수 연구팀, 초파리 대상 실험


00micro100micro2 아세토박터 포모룸이라는 장내 세균의 야생형(wild-type, 왼쪽)과 돌연변이체(P3G5)가 초파리 유충과 성체의 성장에 끼치는 영향을 비교해 보여주는 사진.





내 미생물이 숙주 동물의 대사 과정에 직접 영향을 끼쳐 성장을 촉진하는 구실을 한다는 연구결과가 초파리 실험에서 나왔다.


서울대 생명과학부 이원재 교수 연구팀(생체공생시스템 창의연구단)은 3일 초파리의 장내에 사는 ‘아세토박터 포모룸(Acetobacter pomorum)’이라는 흔한 세균이 숙주인 초파리의 인슐린 대사 신호체계에 관여해 초파리의 성장을 돕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의 설명을 들어보면, 일부러 장내에서 이 세균을 없앤 초파리는 유충이나 성체 단계에서 몸이 정상적으로 성장하지 못했으며성장이 더딘 장내 무균의 초파리 유충에 이 세균을 넣었더니 성장 속도는 정상으로 회복됐다. 이어 연구팀은 이 세균의 수많은 유전자 돌연변이체를 만들어 각각의 초파리 장내에 서식하게 한 뒤에 나타나는 효과를 확인해보니 이 세균의 특정 유전자들이 초파리 장내에서 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인슐린 신호체계와 장내 줄기세포의 분화를 촉진하는 기능을 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신승철·김성희 박사후연구원이 함께 참여한 이 연구 논문은 4일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발표된다.


논문 저자인 신승철 박사(현 극지연구소)는 “장내 미생물의 분포가 비만이나 당뇨병 같은 대사증후군에 연관돼 있다는 연구들은 있었지만 그동안 장내 세균과 생명체의 공생관계가 분자 수준에서 이처럼 명확히 밝혀지진 못했다”며 “이번 연구가 앞으로 장내 미생물이 생명체의 대사에 끼치는 영향을 분명하게 밝히는 데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람 몸의 장에는 세포 전체의 숫자보다도 많은 10조~100조개의 세균이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최근 들어 특정 세균이 많은 장내 미생물 분포가 비만을 일으킬 수 있다거나 여러 대사증후군과 장내 미생물 사이엔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들이 나오면서 장내 미생물의 영향과 기능이 주목을 받아왔다. 사람 몸에 사는 미생물은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사람의 영양 섭취를 돕거나 면역체계를 키우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이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05년과 2008년에도 장내 미생물이 숙주 동물과 어떻게 ‘공생관계’를 유지하는지 보여주는 초파리 실험 논문을 <사이언스>에 잇따라 발표한 바 있다.



http://scienceon.hani.co.kr/archives/23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