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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소식

‘공익근무’ 대학생, 초기 우주먼지 수수께끼 풀어

seoulfric 2011. 11. 14. 11:21

서울대 학부 3년생 장민성씨와 임명신 교수 연구논문 발표

“초기우주의 우주먼지 초신성 폭발로 생겨” 관측증거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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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산 망원경으로 촬영한 GRB 071025의 모습. 녹색동그라미 중앙에 희미하게 보이는 것이 그것이다. 사진/ 임명신 교수 연구팀 제공



“낮에는 공익근무를 하고 밤에는 천문 데이터를 분석했죠.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와 얼떨떨해요. 설레고 두렵고 하네요. 초기 우주의 수수께끼 하나를 푸는 데 보탬이 되길 바라고요.”


올해 초 복학해 대학 3년생으로 재학 중인 장민성(22·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아래 얼굴사진)씨는 11일 “공익근무요원을 하던 2009년 10월께 무작정 교수님을 찾아가 무언가 연구를 하고싶다고 간청해, 아직 분석되지 않은  채 있던 감마선폭발 관측 자료를 받아 틈틈이 분석했다”며 “연구 기회도 얻고 좋은 결과도 얻었으니 큰 행운이었다”고 말했다. 이름난 국제 천문학술지 <천체물리저널 레터>(APJL)에 발표된 이 논문에는 장씨가 제1저자로, 임명신 서울대 교수가 책임저자로 참여했으며, 미국·대만 연구자 6명도 도왔다. 임 교수는 “(장씨가) 데이터를 분류·분석하는 일을 주도해 명실상부한 제1저자 구실을 했다”고 말했다.


자연대_장민성이번 논문은 그동안 천문학계에 초기 우주의 수수께끼 중 하나로 남아 있던 ‘우주먼지의 기원’을 밝히는 유력한 관측 증거를 제시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흔히 우주먼지는 10억 살 이상 된 늙은 별에서 서서히 물질이 분출되면서 형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10억 살 이전의 어린 우주에서는 우주먼지가 어떻게 생성됐는지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우주먼지는 우주에 떠 있는 매우 작은 분자 알갱이다.


장씨는 “초기 우주의 감마선폭발(GRB 071025) 관측자료와 스펙트럼 등을 분석해, 당시에 다양한 성분의 우주먼지는 태양보다 수십 배 큰 별이 급속히 폭발하는 초신성에서 나왔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말했다. 초기 우주의 우주먼지가 초신성 폭발로 생성됐다는 연구는 이전에도 더러 있었으나, 이번 연구는 매우 유력한 관측 증거를 제시한 셈이다.


그는 “처음엔 데이터 분석이 따분하기도 했지만 연구할수록 이게 중요한 일이구나 하고 느꼈다”며 “어릴 적의 꿈처럼 천문학을 계속 공부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임명신 교수는 “초기 우주의 우주먼지에 대해 더 잘 알수록, 관측할 때에 우주먼지의 특성을 고려해서 초기 우주의 모습을 더 잘 관측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우주먼지 연구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에피소드


한편, 이번 연구에서 분석 대상이 된 감마선폭발 자료의 대부분은 한국천문연구원이 보유하고 운영하는 미국 애리조나주 레몬산의 1m 소형망원경의 관측에서 나왔다. 여기에 미국과 대만의 공동연구그룹이 제공한 관측 자료가 보태졌다. 이와 관련해, 임 교수는 “2007년 10월25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스위프트 우주관측위성이 이번 감마선폭발 현상을 처음 포착해 전세계의 감마선폭발 연구자들한테 곧바로 메일 등으로 알렸는데, 그 때 정보를 받은 직후 천문연에 곧바로 연락해 발견 통보 20만만에 레몬산 망원경을 원격조정해 이틀 동안 이 감마선폭발 천체를 관측할 수 있었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00dust임명신 교수 연구팀 제공

http://scienceon.hani.co.kr/archives/232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