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소식

깡충거밋과 일부, 꿀이나 수액, 잎, 꽃가루, 씨앗 등 먹어

seoulfric 2016. 5. 9. 13:43

깡충거밋과 일부, 꿀이나 수액, 잎, 꽃가루, 씨앗 등 먹어

거미 풀 뜯어먹는 소리하고 있네?!

 

얼마 전, 물고기를 잡아 먹는 거미에 대한 기사(☞ 거미는 곤충만 먹는다는 편견을 버려!!) 재미있게 보셨나요? 이번엔 식물을 먹는 거미입니다. 대표적인 식충 동물로만 알고 있던 거미가 이렇게 다양한 식성을 갖고 있었는지 예전엔 미처 몰랐는데요. 스위스 바젤대의 동물학자이자 거미 전문가인 마틴 니펠러 박사를 필두로 한 연구진은 최근 채식하는 거미를 조사해 ‘거미학 저널(Journal of Arachnology)’에 발표했습니다.

 

David E. Hill, Peckham Society, Simpsonville, South Carolina 제공
David E. Hill, Peckham Society, Simpsonville, South Carolina 제공

연구진은 거미의 채식과 관련한 100여 건의 조사 보고서를 토대로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고 하는데요. 꼼꼼히 보고서들을 확인하며 조사한 결과, 10과(科)의 거미들이 나무, 관목, 풀, 양치류, 난초류 등 매우 다양한 종류의 식물을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식물의 과즙 및 수액, 꿀, 잎사귀 조직, 꽃가루, 씨앗 등도 모두 먹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그 중 꿀이 75%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David E. Hill, Peckham Society, Simpsonville, South Carolina 제공
David E. Hill, Peckham Society, Simpsonville, South Carolina 제공

채식하는 거미 중 가장 눈에 띄는 그룹은 깡충거밋과(Salticidae)로, 그들은 큰 사이즈의 중간 눈을 비롯해 8개의 눈이 있고 주로 낮에 활동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한 이들은 영양 보충에 적합한 식물을 감지하는데 아주 탁월한 능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깡충거미는 채식하는 거미의 약 60%를 차지한다고 하네요.

 

David E. Hill, Peckham Society, Simpsonville, South Carolina 제공
David E. Hill, Peckham Society, Simpsonville, South Carolina 제공

연구진은 채식 거미들이 남극 대륙을 제외한 전세계에 널리 분포되어 있다고 밝혔는데요. 특히 따뜻한 지역에 많이 서식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지역의 식물들이 꿀을 많이 생산해 분비하기 때문이지요. 따뜻한 지역의 식물들을 보면 줄기 중간 중간에 혹처럼 툭 튀어나와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바로 그곳이 꿀이 들어있는 꿀샘이라고 합니다. 거미는 식물 줄기의 꿀샘에서 꿀을 얻고 식물은 거미 덕분에 해충을 쫓을 수 있으니 상부상조 하고 있는 셈이지요.

 

David E. Hill, Peckham Society, Simpsonville, South Carolina 제공
David E. Hill, Peckham Society, Simpsonville, South Carolina 제공

한편 주요 저자인 마틴 니펠러 박사는 “거미들이 식물을 통해 영양분을 섭취하는 것은 자신들의 먹이 기반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들의 주요 먹이인 곤충이 부족할 경우, 생존을 위한 여러 가지 체계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거미들이 채식을 함으로써 육식만 했을 때 발생하는 영양 불균형이 해소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물고기 먹는 거미에 이어 채식하는 거미까지, 이 시점에서 필자는 다음엔 어떤 특이한 것을 먹는 거미가 발견될지 사뭇 궁금해지는군요.

 

 

※필자소개

민혜영. YBM시사에서 각종 영어 학습 월간지 및 내셔널 지오그래픽 단행본의 에디터를 거쳐 현재는 프리랜서 외신 번역 및 에디터로 활동하고 있다.

민혜영 칼럼니스트 mhy777@hanmail.net

출처 : 동아사이언스 http://www.dongascience.com/news/view/119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