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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소식

음악은 왜 우리를 춤추게 하는가

seoulfric 2015. 6. 23. 10:00

[과학기자의 문화산책] ‘울트라뮤직페스티벌(UMF) 코리아 2015’를 추억하며

음악은 왜 우리를 춤추게 하는가

 

지난 6월 12~13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는 세계적 규모의 일렉트로닉 댄스뮤직 패스티벌인
이달 12~13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는 세계적 규모의 일렉트로닉 댄스뮤직 패스티벌인 ‘UMF KOREA 2015’가 개최됐다. - 울트라 코리아 제공

지난 주말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이 들썩거렸다. 6월 12일부터 이틀간 세계 최고 규모의 일렉트로닉 댄스뮤직(EDM) 축제인 ‘울트라뮤직페스티벌(UMF) 코리아 2015’가 개최됐다.

 

올해 행사는 한국에서 개최되는 마지막 UMF라는 소문이 돌았다. 게다가 내로라하는 세계적인 DJ들로 구성된 출연진 덕분에 10만 명에 이르는 청춘들이 모여들어 잠실벌을 수놓았다.

 

올해 행사에는 유독 우여곡절이 많았다. 국내에서 발생한 메르스 사태로 인해 DJ 몇 명은 내한 계획을 취소했다. 주최 측은 행사 참여를 꺼리는 사람들을 위해 환불 처리 기간을 연장해주는 동시에 안전한 행사 진행을 위해 방역에 힘썼다.

 

행사장에선 DJ의 음악과 손짓에 따라 10만 여 명의 사람들이 함께 환호하고 뛰며 몸을 흔들었다. 낮부터 시작된 행사가 밤이 되면서 더욱 무르익자 분위기는 한층 달아올랐다. 번쩍이는 조명과,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악 그리고 여기에 어우러진 사람들의 환호소리를 들으며 심장이 쿵 내려앉는 느낌이었다.

 

음악이 사람의 감정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뭘까. 신나는 음악을 들으면 우리는 왜 ‘미칠 수’ 있을까.

 

● 심장박동수보다 빠른 음악 들으면 기분 들떠

 

음악이 사람의 심리에 영향을 미친다는 다수의 연구결과가 있다. DJ들이 음악을 틀며 활용하는 기술은 특히 더 청중의 청각세포를 자극한다. - 울트라 코리아 제공
음악이 사람의 심리에 영향을 미친다는 다수의 연구결과가 있다. DJ들이 음악을 틀며 활용하는 기술은 특히 더 청중의 청각세포를 자극한다. - 울트라 코리아 제공

음악은 듣는 이를 흥분하게 만드는 건 물론 차분하게도 만든다. 사람의 감정에 호소하는 힘을 갖고 있다. 음의 높낮이와 장르 등 다양한 요소가 영향을 미치지만 그 중에서도 빠르기의 영향력이 가장 강하다.

 

실제로 음악의 빠르기는 많은 곳에서 활용된다. 헬스장에서는 이를 이용해 운동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심장박동수보다 빠른 댄스 음악을 튼다. 또 술집에서 빠른 음악을 틀면 사람들이 맥주를 더 빨리 먹어 매출이 상승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일렉트로닉 음악의 경우 성인의 평균 심장박동수인 120bpm(비피엠, 분당박동수) 이상의 음악이 주를 이룬다. 커다란 스피커에서 빠른 속도의 음악이 흘러나오면 심장박동수가 이에 맞추려는 성향이 있어 사람들을 더욱 들뜨게 만든다.

 

또 박자나 음이 일정하지 않은 음악을 들으면 청중에게 더 많은 자극을 준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DJ는 경험적으로 이런 원리를 알고 있다. 호응을 유발하기 위해 음악을 잠시 멈추는 ‘브레이크’ 등의 기술을 구사하기도 한다. 이런 일정치 않은 자극이 뇌 활동을 증가시켜 사람을 유독 더 신나게 만든다.

 

● 춤사위 절로 나오게 하는 비트

 

SBS의 오디션 프로그램
SBS의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에 출연하는 박진영과 양현석은 심사 중에도 신나게 고개를 흔들며 음악을 즐긴다. - SBS 화면캡처

음악을 단순히 듣는 것에 그치지 않고 춤과 같이 운동신경이 결합된 활동을 겸하면 두뇌가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실제로 흥겨운 음악을 들으면 우리의 몸은 가만히 있질 못한다. 신명나는 춤사위까지는 아니더라도 강렬한 비트의 음악을 들으면 고개를 까닥거리는 식으로 박자를 타곤 한다.

 

SBS의 오디션프로그램 ‘K팝스타’에 심사위원으로 출연하는 양현석과 박진영은 참가자의 노래를 들으며 고개를 신나게 흔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빠르기 만큼이나 음악의 종류도 영향을 미친다. 어떤 리듬의 음악이 사람들의 춤 욕구를 가장 자극하는지 분석한 흥미로운 연구도 있다. 마리아 위텍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팀은 사람들이 춤을 추고 싶어하는 음악을 연구해 지난해 4월 ‘플로스 원’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힙합, 일렉트로닉, 펑크 등 비트가 점점 빨라지는 느낌이 드는 음악을 들을 때 춤을 추고 싶은 욕구가 가장 강한 것으로 분석했다. 반대로 즉흥 재즈 등 한 단락 씩 들으면 음이 점점 느려지는 느낌의 음악을 들을 때는 춤에 대한 욕구가 가장 적었다.

 

위텍 교수는 “‘그루브를 탄다는 것’은 음악의 비트, 사람의 감정 그리고 춤을 추고 싶은 욕구가 적절히 어우러진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음악은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고, 또 취향껏 기분껏 맘껏 골라 듣기도 쉬운 취미생활이다. 음악의 매력은 무궁무진하며 조명과 스피커의 음압, 그리고 무엇보다 함께 열정을 나눌 청춘들이 모이면 그 힘이 더 극대화된다. UMF2015를 추억하며, 젊음을 열정을 깨워준 음악에 다시 한번 감사를 표한다.

 

 

잠실에 모여든 11만 명의 청춘들은 함께 뛰놀며 초여름의 밤을 수놓았다. - 울트라 코리아 제공
잠실에 모여든 10만 여 명의 청춘들은 함께 뛰어 놀며 초여름 밤을 수놓았다. - 울트라 코리아 제공

 

권예슬 기자 yskwon@donga.com

 

출처 : 동아사이언스 http://www.dongascience.com/news/view/73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