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 단백질 이용해 깃털 만큼 가벼운 금 개발
꽃잎 위에도, 거품 위에도…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Gold’

카푸치노 거품 위에 살포시 앉을 수 있을 만큼 ‘가벼운 금’이 새로 나왔다. 이 금은 동물의 부드러운 털이나 작은 꽃잎 위에도 거뜬히 내려앉는다.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ETH) 연구팀은 아주 가느다란 주형(틀) 위에 금 입자를 굳히는 방식으로 가벼운 금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 11월 23일 자 온라인 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먼저 우유에 들어있는 단백질을 끓여 수 나노미터(nm·10억 분의 1m) 굵기의 선으로 이뤄진 틀을 만들었다. 이 틀에 금 용액을 넣자 용액이 틀에 엉겨 붙으면서 젤 같이 물렁한 덩어리를 이루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과 단백질이 뭉친 덩어리를 꺼낸 뒤에는 이산화탄소로 조심스레 말렸다.
그 결과 내부에 구멍이 많아 98%가 비어 있는 금덩이가 탄생했다. 색과 광택은 금과 동일하지만, 손으로 늘릴 수 있을 정도로 부드러운 등 물성은 기존 금과 달랐다.
게다가 단백질 틀에 붙는 금 입자의 크기를 조절하면 금덩이의 색도 바꿀 수 있다. 연구팀이 금 입자를 더 작은 크기로 만들자 노란 금덩이 대신 검붉은 금덩이가 나왔다. 빛을 흡수하는 능력과 반사 능력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구스타프 니스트르 연구원은 “틀에서 제작한 구조를 파괴하지 않고 말리는 것이 이번 연구의 가장 큰 도전과제였다”며 “이번에 만든 금을 시계와 장신구는 물론 촉매 등 다양한 화학반응에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선미 기자 vamie@donga.com
출처 : 동아사이언스 http://www.dongascience.com/news/view/88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