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보다 빠른’ 중성미자(뉴트리노)는 없다?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빛보다 빠른 중성미자의 발견은 위성항법장치(GPS)의 전선을 잘못 연결해 발생한 실험 오류라고 미국 과학전문지 사이언스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9월 이 결과가 발표됐을 때 물리학계는 큰 충격을 받았다. 이 실험이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 이론을 뒤집는 최초의 연구였기 때문이다.
이 실험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중성미자가 빛보다 60나노초 더 빨리 이동한 것은 GPS 수신기의 광섬유 케이블과 컴퓨터의 전자카드를 잘못 연결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GPS 수신기는 중성미자의 이동 시간을 측정하는 데 이용된다.
당시 CERN은 프랑스와 스위스 국경지대에 있는 실험실에서 732㎞ 떨어진 이탈리아의 실험실로 중성미자를 발사했고, 중성미자가 빛보다 60나노초 빨리 도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모든 물질은 빛보다 빨리 이동할 수 없다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 틀렸을 가능성이 제기됐고, 현대 물리학이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빛보다 빠른 물질이 실재할 경우 타임머신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상당수 과학자들은 실험오류 때문인 것으로 보고 검증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중성미자는 질량이 사실상 제로이며 일반 원자와 상호작용하지 않아 땅 속을 진공상태처럼 통과한다. 당시 연구진은 GPS와 원자시계로 중성미자의 속도를 측정했으며 1만5000개의 중성미자를 분석해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수준의 수치를 얻었다고 밝혔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국민일보